'천하도, 중국·일본·유구국의 지도와 조선 지도가 결합된 木版本 지도책으로, 총 13장의 지도가 ‘(圖形)天下圖-中國圖-東國大摠-琉球國-日本國-京畿道-忠淸道-全羅道-慶尙道-平安道-黃海道-江原道-咸鏡道’ 순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 지도책에 수록된 조선전도와 도별도 역시 기본적으로는 『新增東國輿地勝覽』의 附圖인 ≪東覽圖≫를 따르고 있으며, 더 나아가 奎章閣 소장의 지도책인 ≪地圖≫와 ≪朝鮮地圖≫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각각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 그리고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측면이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地誌의 보완적 역할로서 제작된 지도책이 점차 附圖적 성격이 아닌 독립된 地圖로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선 초기 지도 사용의 제한적 있었던 사용자 계층이 민간까지 유행하면서 그들의 수요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변화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이 지도책의 제작 시기를 지도상에 표시된 지명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京畿道> 지도에 1793년(정조 17)에 도호부에서 유수부로 승격되는 수원이 유수부로, 1795년(정조 19)에 금천현이 시흥현으로 바뀌는데 지도상에 바뀐 지명인 ‘始興’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忠淸道> 지도에는 1800년(순조 원년)에 尼城이 魯城으로 바뀐 지명이 반영되어 있다. 북부 지방에 있어서도 1776년(정조 원년)에 平安道의 理山이 楚山으로 바뀌고, 1800년(순조 원년)에 함경도의 利城이 利原으로 바뀌는데 이 바뀐 지명들이 모두 지도상에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1822년 신설된 함경도의 厚州는 지도상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 따리서 이와 같은 지명 변화를 바탕으로 이 지도 또는 이 지도의 원본은 대략 19세기 초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부분에서 언급했듯이, 이 지도책은 『新增東國輿地勝覽』의 附圖인 ≪東覽圖≫를 따르고 있으며, 더 나아가 奎章閣 소장의 지도책인 ≪地圖≫와 ≪朝鮮地圖≫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이 세 지도책 가운데 가장 늦게 제작된 ≪朝鮮地圖≫와 비교해 보았을 때, 전체적 표현양식은 두 지도가 매우 유사하다. 즉, 河系을 중심으로 하여 각 군현의 배치하고 각 군현의 鎭山이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산의 모습도 독립적인 산봉우리 모양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그 모습에는 약간의 차이가 보이는데, ≪朝鮮地圖≫에서는 산의 아랫부분에는 어떤 표시도 하고 있지 않지만, 본 지도에서는 점선을 표시하고 있다. 이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木版本으로 제작된 간략한 지도책에도 미적인 요소를 첨가하고 싶은 제작자의 의도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바다는 ≪朝鮮地圖≫와 같이 물결 모양의 水波描 가 그려져 있지는 않지만, 하얗게 표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검게 표시되어 있다. 지도상의 인문적 정보에 있어서는 ≪朝鮮地圖≫에 기록되었던 각 도의 간단한 연혁 등이 생략되어 있다. 그리고 ≪朝鮮地圖≫에서 특징적으로 표시되어 있던 郡縣名 옆에 기록되어 있던 각 군현의 古號 또는 別號가 생략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기호 사용에 있어 ≪朝鮮地圖≫에서는 驛道와 鎭堡가 모두 사각형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본 지도에서는 이를 구분하여 驛道는 네 모서리 부분이 곡선으로 된 타원형에 가까운 기호로 표시하고 있으며 鎭堡는 그대로 사각형을 사용하고 있다. (양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