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지도책은 8장으로 이루어진 정상기의 《東國地圖》 유형의 채색필사본 도별도와 日本國圖·琉球國圖로 구성된 지도책이다. 그러나 형식적인 면에서 정상기의 原圖와는 차이가 있다. 우선 原圖의 경우 각 도별도의 크기를 고려하여 八道 가운데 상대적으로 면적이 작은 경기도와 충청도를 한 장에 그리고, 대신 상대적으로 면적이 큰 함경도를 북도와 남도 두 장으로 나누어 그렀다. 그러나 본 지도의 경우 경기도와 충청도를 각각 한 장에 그리고 함경도 역시 북도와 남도로 구분하지 않고 한 장에 그리고 있다. 그리고 原圖의 跋文에서 각 도별도의 순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도별 채색을 설명하면서 경기·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황해도, 평안도, 함경북도, 함경남도의 순으로 언급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지도의 구성도 이와 같은 순으로 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정상기의 《東國地圖》 유형 사본들의 구성이 이와 비슷한데 반해, 본 지도책의 경우 특이하게 첫장에 日本國과 琉球國 지도가 포함되어 있으며,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지도책의 제작시기는 경기도의 衿川이 始興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아 1795년 이후에 제작되었고, 또한 함경도의 利城이 利原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아 1800년 이후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당시로 본다면 魯城으로 바꿨어야 할 충청도 尼城이 그대로 표기되는 등 지명 표기에 약간의 모순이 보인다. 그리고 1822년 함경도 厚州가 신설되었는데 이것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 傳寫된 사본으로 볼 수 있다.(양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