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기의 《동국지도》수정본 계통을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라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초기 수정본 계통[본 사이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좌해분도》(고951.1-p173)가 대표적) 둘째, 1770년(영조 46) 신경준이 주도가 되어 만든 수정본 계통 셋째, 정후조(1758-1793)의 〈海州新本〉 계통 넷째, 본 지도 계통 4개로 나누어지고 있다. 네 계통은 산줄기나 물줄기 및 해안선 그리고 수록된 정보의 종류와 양이라는 차원에서 유사점이 많아 상호 관련성을 설정할 수 있지만 서로 다른 점도 많아 독자적인 하나의 계통으로 구분된다. 초보자가 원본 계통과 네 개의 수정본 계통의 지도를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 지역은 평안도 가장 북쪽의 압록강 유로다. 계통마다 압록강의 유로가 확연히 다르니 서로 비교해 보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본 지도 계통으로 알려진 또 다른 지도는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소장된 〈八路總圖〉 (古枚915.51-p186)인데, 본 지도첩이 도별로 나누어져 그려진 반면 〈팔로총도〉 는 247.0×151.2cm에 이르는 대형 전도다. 1800년(정조 24)에 충청도의 尼城이 魯城으로, 함경도의 利城이 利原으로 개명되는데 본 지도첩에는 모두 개명 이후의 지명으로 기록되어 있어 1800년 이후에 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계통의 지도가 1800년 이후에 처음으로 제작되었던 것은 아니다. 〈팔로총도〉에는 1767년(영조 43)에 산청과 안의로 바뀌는 경상도의 산음과 안음이 개명 이전의 명칭으로 적혀 있고, 그 이후의 지명 변화는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지도 계통의 초기본은 1767년에서 가까운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본 지도첩은 후대의 필사본으로 볼 수 있다. 본 지도첩은 원본 그대로는 아니며, 후대에 도의 경계선을 따라 오린 후 다시 배접한 것이다. 전도를 도별로 오려서 붙인듯한 인상도 드나 도별 지도의 경계 부분을 비교해 보면 원래부터 전도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기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