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충청도를 함께 그리면서 월경지를 포함한 군현의 경계와 面의 정보까지 자세하게 수록한 드문 형식의 대형 지도다. 본 지도와 동일한 양식의 지도가 본 사이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비변사인방안지도’의 《해서지도》(규12158)에 수록된 〈황해도전도〉 다. 본 지도의 지도 이면에 조선총독부의 도서번호 ‘朝12157’과 6책이 표시되어 있어 원래는 6책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도 오른쪽 위에는 약 13.0cm의 백리척이 그려져 있는데, 축척은 약 310,000:1 정도다. 1776년(영조 52)에 尼城으로 변경되는 尼山이 개정 이전의 명칭으로 기록되어 있고 1776년 이후의 지명 변화는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아 그 이전에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18세기 대형이면서도 전체적으로 정확성을 추구한 지도로 가장 유명한 것은 정상기의 《동국지도》 원본과 그 수정본 계통이다. 특히 본 지도처럼 정확성을 추구했으면서도 군현의 경계와 면의 정보까지도 자세하게 그린 지도는 수정본 계통 중 1770년(영조 46)에 신경준 주도로 제작된 지도 계통과 정후조의 〈해주신본〉 계통(본 사이트의 《조선팔도지도》(고4709-54)가 대표적)으로 알려진 것밖에 없다. 신경준 계통의 전도(본 사이트의 《조선팔도지도》(고병915.51-J773)가 대표적)에는 군현의 경계와 面의 정보가 없으나 동일한 계통의 군현지도이며 본 사이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조선지도》(규16030)와 《팔도군현지도》(고4709-111)에는 아주 자세하다. 그러나 본 지도의 해안선·산줄기·물줄기 등의 전체적인 윤곽과 수록된 지명의 위치 등이 정상기의 《동국지도》 원본이나 수정본 계통과 상당히 달라 1700년대 이후 대형 도별도 제작의 한 계통으로 설정할 수 있다. 정상기의 《동국지도》 원본 계통에는 串(현재의 半島)으로 그렸지만 이후의 수정본 계통에서 모두 섬으로 표현한 안면도가 본 지도에는 곶으로 그려져 있어 시대적 변화 양상을 반영하지 못했다. 충청도의 海美는 원래 여미현과 정해현이 합쳐지면서 북쪽의 바닷가에 접혔던 여미현이 월경지가 되었지만 그런 사실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또한 해미현의 읍치 서쪽에 표시된 西面은 옛 여미현의 최북단인 당진 서쪽의 해안가에 표시되어야 한다. 서면의 오류는 정상기의 《동국지도》 원본 계통에서는 나타나지 않지만 수정본 계통에서는 본 지도와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어 상호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홍주의 서쪽에 高北面과 用川面이 서로 붙어 있는 것처럼 그려져 있지만 고북면은 실제로 결성의 서북쪽에 있어야 한다. 지도 전체적으로 상세하면서 정확한 편이지만 오류도 상당히 많이 범하고 있어 정확성 위주의 대형지도 제작에서 초기 형태의 것이 아니었나 추정된다. (이기봉)